〈속보〉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에 ‘총소리’ 웬말

군부대 실내사격장 신축 계획 등에 반발

창평면 주민들이 지역 내 소재한 예비군 시설의 즉각 이전을 촉구하며 길거리로 나섰다.

창평면 주민 300여명은 지난 17일 창평면사무소에서 즉각적인 군부대 이전 등을 촉구하는 시가지 집회 및 가두 행진을 진행한데 이어 창평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군부대 주관 주민 의견청취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주민의견 청취에는 김정오 담양군의장을 비롯한 김기성 전남도의원, 김기석·김성석·이규현 담양군의원, 정광현 담양부군수, 김용진 창평면장, 창평 천불선원·BM뉴스 대표이사 정보스님 등 관계자 10여명과 육군본부, 작전사령부, 31사단, 503여단장 등이 참석했다.

군부대 측은 300억여원의 국방예산을 투입해 창평면 예비군 사격장을 최신형 돔 형식의 실내사격장으로 신축, 최소한으로 소음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창평면 예비군 사격장이 단순히 소음문제 뿐만 아니라 주거환경 악화 등 여러 가지로 창평면에 큰 피해를 끼치고 있으니 조속히 이전해 달라고 촉구했다.

실제 창평 예비군 사격장이 지난 1981년 창설 이래 너무 오래동안 한 지역에 주둔하고 있어 주민들에게 엄청난 소음피해와 재산상의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고민석 창평비대위원회 공동대표는 “창평면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인증 및 창평 고유의 얼굴만들기 노력을 통해 연간 약 30여만명에 달하는 탐방, 체험, 힐링 관광객이 찾아오고 약 500여세대의 전원주택이 조성된 지역”이라며 “군 당국은 지역민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슬로시티 시가지·자연마을과 바로 인접해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사격장을 조속한 시일 내 이전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 역시 “국가가 일방적으로 한 지역 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국가적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창평면 예비군 사격장은 주민들 피해가 없는 곳을 찾아 내어 한시라도 빨리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군 당국은 이날 수렴된 다양한 주민의견에 대해 상부에 보고한 뒤 추후 주민비대위에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관내에는 창평면 예비군 훈련장을 비롯 무정면 11공수여단, 무정면 포부대, 대전면 대전차포 사격장, 월산 군부대 등 군단위 지역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군부대가 주둔해 주민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으며 지역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양재봉 기자 yjb6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