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주 특정할 수 없어 피해보상 난항

사냥 본능에 인명피해도 우려···대책마련 시급



무리지어 다니는 개 떼로 인해 담양 관내 축산 농가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노인이나 어린이 등 인명피해도 우려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장에서 탈출한 개나 일반 가정으로부터 유기된 개가 야생화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개들은 이빨이 일반개보다 날카롭고 난폭해 맹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목줄이 풀린 문제의 유기견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닭은 물론 염소와 소가 물어 뜯기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초 수일에 걸쳐 심야 시간대에 담양읍 가산리 소재 A씨 농장에 개 2마리 가 침입, 송아지 4마리를 연차적으로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몇일 뒤인 지난 5일에는 월산면 중월리 소재 B씨 닭 농장에 동일범으로 추정되는 개 2마리가 습격해 닭 300마리가까이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들 개들은 사고 당일 아침 닭 농장 주인인 B씨가 발견, 경찰과 119구조대에 신고해 생포한 후 현재 용면 소재 담양유기견보호소에 유치된 상태이다.

이처럼 목줄이 풀린 개들에 의해 축산 농가에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개주인을 특정할 수 없어 피해 보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대해 닭 농장주인 B씨는 “이들 개들에 의한 농장 무단침입이 최근 몇일 사이 수차에 걸쳐 발생한 만큼 행정이 적극 나서 인근 해당 읍면지역에 전파하는 등 가축 피해 방지에 적극 나섰다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담양지역에선 유기견 혹은 들개로 인해 매년 4~5건의 크고 작은 가축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굶주린 개 떼를 목격한 주민들은 행정에 포획을 요청하지만 현행법 상 사살을 못하고 있다.

소탕하지 못하는 이유는 개가 축산법상 ‘가축’으로 분류됐고, 멧돼지처럼 유해 야생 동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 법령 자체가 없어서 가축 피해가 접수돼도 생포만 할 수 있을 뿐 사살은 못하고 있다.

특히 들개는 대장이 부하들을 거느리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굶주릴 경우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더욱이 행동반경이 넓고 민첩하기 때문에 정확한 개체 수와 서식환경은 제대로 파악 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가축을 물어 죽인 개는 언제든지 사람까지 물 수 있는데다 특히 한적한 시골에서 혼자 있는 노약자는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와관련 군 관계자는 “들개는 집개와 마찬가지로 가축에 포함돼 함부로 포획할 수 없다”며 “멧돼지는 유해동물로 지정돼 엽사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포획할 수 있 지만 현행법상 들개는 잡을 수 없어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상을 뒷받침하듯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른바 들개 출몰로 피해를 보거나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전남 15개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한 건수는 지난해에만 2천688건으로 집계됐다.

2016년에는 1천693건, 2017년엔 2천911건의 들개 포획 관련 출동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 동안 들개 출몰이 가장 많은 지역은 순천 788건, 담양 764건, 해남 706건 순으로 집계됐다.

양재봉 기자 yjb66@nate.com